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합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은 대한민국이 캄보디아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 프로그램으로, 양국 간의 우호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의 정의와 배경
캄보디아ODA사업은 대한민국 정부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기준에 따라 캄보디아에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를 총칭합니다. 이는 중앙 및 지방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나 이들 기관의 집행기관이 캄보디아의 경제개발과 복지증진을 주목적으로 제공하는 자금 또는 기술협력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대한민국은 2010년 OECD DAC에 가입하여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한국의 ODA 중점협력국 27개국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으며, 베트남, 필리핀에 이어 제3위의 지원 규모를 자랑하는 중요한 협력 대상국입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의 추진체계
대한민국의 캄보디아ODA사업은 크게 양자 간 협력과 다자 간 협력으로 나뉘며, 양자 간 협력은 무상원조와 유상원조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무상원조는 외교부가 주관하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시행기관으로 물자공여, 현금공여, 프로젝트형 사업, 기술협력 등을 담당합니다. KOICA는 1991년 설립 이후 캄보디아에서 교육, 보건의료, 농촌개발, 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상원조 사업을 전개해왔습니다.
유상원조는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며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EDCF는 1987년 설치된 정책기금으로 개발도상국 정부에 장기·저리 조건으로 빌려주는 자금을 의미하며, 주로 도로, 전력, 상하수도 등 인프라 중심 사업에 투입됩니다.
캄보디아ODA사업 규모와 현황
캄보디아에 대한 한국의 ODA 지원 규모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2022년 1,789억 원에서 시작하여 2023년 1,805억 원, 2024년 2,178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2025년에는 4,3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99.8%나 급증했습니다. 이는 한국 ODA 중점협력국 27개국 중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입니다.
특히 2024년 5월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의 공식 방한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으며, EDCF 기본약정 규모도 15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대폭 증액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지원하기 어려웠던 대형 고부가 인프라 사업에 대한 협력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의 주요 분야
캄보디아ODA사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국가발전전략인 '오각전략'과 연계하여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은 캄보디아ODA사업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국의 1970년대 새마을운동 경험을 캄보디아 농촌개발에 접목시키는 이 사업은 2009년부터 시작되어 캄퐁톰주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시범마을 조성 사업으로 추진되었습니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2016년 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 창립과 함께 캄보디아를 정회원국으로 받아들였으며, 마을의 생활환경 개선, 경제적 성장 도모, 자립 교육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경상북도는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캄보디아에 도정기 85대와 소방펌프차 10대를 지원했으며, 캄퐁톰주 3개 마을에 대해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또한 2024년 9월에는 '언아더(Another) K(경북)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스마트팜 설치, 지역 맞춤형 작물 재배, 전문 생산단지 브랜드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었습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2015년부터 2028년까지 캄보디아에서 총 7개의 농업 ODA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누적 지원액은 285억 원을 넘습니다. 대표적으로 '캄보디아 농업 비즈니스 및 농촌개발센터 지원사업'에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9억 6,0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25년 8월 캄보디아 몬둘끼리에서 '산지지역 고부가가치 채소 생산·가치사슬 개선 사업' 준공식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EDCF를 통한 대형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누적 지원규모 기준 EDCF 제3위 협력 국가로, 한-캄보디아 우정의 다리 건설 사업이 대표적인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꼽힙니다. 메콩강을 횡단하는 이 교량은 캄보디아의 물류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외에도 타크마우 하수처리시설 사업에는 총 1억 2,400만 달러(약 1,700억 원)가 지원되어 메콩강 하류 도시의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교육 분야에서는 KOICA가 2021년부터 '중학교 ICT 교육역량 강화 사업'을 700만 불 규모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캄보디아 교육청소년체육부와 협력하여 칸달, 프레이벵, 캄퐁참, 타케오 4개 지역에서 ICT 교육의 질을 높이고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각 지역마다 지역교사훈련센터(RTTC) 1개소와 ICT 선도학교 5개교에 ICT 랩을 설치하고, 중학교 ICT 교육과정 개선, RTTC 교재 개발, 교사 역량 강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캄보디아의 보건의료 체계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전염성질환(NCD) 관리 사업, 디지털 헬스 계획 수립, 건강형평성 및 보건의료 질 향상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프렉프노우 보건지구에서는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사전조사와 시범사업이 실시되었습니다. 경상북도의 5개 보건의료단체는 2013년부터 매년 캄보디아에서 해외의료봉사를 진행해왔으며, 2023년까지 연인원 4만 8,135명의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문화유산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2024년 캄보디아 압사라청과 문화유산 교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앙코르유적의 심장인 앙코르와트 보존복원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는 국가유산청 ODA 사업의 대표적인 성과로, 2024년 국무조정실 주관 'ODA 시행기관 역량진단'에서 A등급을 받는 데 기여했습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의 성과
캄보디아ODA사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사업을 통해 캄보디아 농촌 지역에서는 진입로 포장, 농수로 정비, 우물 설치, 주택 개량 등의 생활환경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수문 설치로 우기에 내린 비를 모아 농사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2모작이 가능해졌고, 이는 생산량과 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자신감 향상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프레이 로미트 마을의 주민들은 새마을정신을 바탕으로 더 발전된 마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ICT 교육 분야에서는 중학교 학생들이 컴퓨터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교사들의 역량도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학생들은 KOICA 사업 이후 ICT 교육 환경이 개선되고 실질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ICT 교육과정 개선, RTTC 전용 교재 개발, 디지털 리터러시 및 AI 프로그래밍 교육 등은 캄보디아의 미래 인재 양성에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한-캄보디아 우정의 다리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메콩강을 횡단하는 교량은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간 연결성을 강화하여 캄보디아의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의료봉사를 통해 수만 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으며, 비전염성질환 관리 체계가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 도입을 위한 기반도 마련되어 향후 캄보디아의 보건의료 체계가 더욱 선진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의 추진 방향
캄보디아ODA사업은 캄보디아의 국가발전전략인 '오각전략'과 한국의 대캄보디아 국가협력전략(CPS)을 연계하여 추진되고 있습니다. 오각전략은 인적자원개발, 경제다각화 및 경쟁력 강화, 민간 부문 및 고용 강화,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인 발전, 디지털 경제·사회 발전을 5대 축으로 합니다.
한국 정부는 2024년 12월 제5차 한-캄보디아 ODA 통합정책협의회를 개최하여 유상 및 무상 분야의 주요 성과사업을 점검하고, 신규 사업 발굴 시 캄보디아 측의 우선순위와 한국의 강점 분야가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했습니다. 특히 교육·인재양성, 공공행정, 농촌개발, 보건 등 한국 발전의 원동력이 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EDCF 기본약정 규모가 30억 달러로 증액된 만큼, 앞으로는 대형·고부가 인프라 사업에 대한 협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물류 인프라, 기후변화 대응, ICT 분야 등에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발굴되고 있으며, 민간협력 전대차관 및 민관합작투자사업(PPP)도 확대될 계획입니다.
한국 정부는 또한 EDCF 구매 워크숍을 개최하여 수원국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워크숍에는 캄보디아 재무부 구매 담당자와 각 사업기관 실무자 80여 명이 참석하여 EDCF 정책 방향, 구매 규정, 한국의 조달 정책 등을 학습했습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의 과제와 논란
캄보디아ODA사업은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과제와 논란에 직면해 있습니다.
2025년 8월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범죄단지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캄보디아 정부의 수사 비협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으며, 캄보디아 당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국내에서는 ODA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경상북도는 2025년 10월 올해 캄보디아 ODA 사업으로 편성된 예산 7억 5,000만 원을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스마트팜 설치, 농기계 지원 등의 사업이 전면 유보되었으며, 앞으로 정부의 대응과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에서도 2025년 2차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캄보디아 ODA 예산 삭감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에서 ODA 예산은 전년 대비 1조 2,000억 원 이상 감소한 5조 4,357억 원으로 편성되었으며, 이는 급증했던 ODA 예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되었습니다.
또한 캄보디아 ODA 사업과 관련한 특정 인물 및 단체의 청탁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캄보디아 ODA 사업과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일부 사업이 현지실사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되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5월 캄보디아 ODA 예산 648억 5,000만 원 가운데 400억 원을 아프리카 개발사업 차관으로 전용했습니다. 이는 예산 소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캄보디아 ODA 사업의 필요성이나 계획이 부실했다는 방증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의 의의
이러한 과제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ODA사업은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캄보디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며,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한국은 1950년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아 경제 발전을 이룩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캄보디아와 공유함으로써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의 전환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마을운동과 같은 한국 고유의 발전 경험은 캄보디아의 농촌개발에 적용되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캄보디아ODA사업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기술 전수, 인적 역량 강화,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협력 프로그램입니다. 교육, 보건의료, 농업, 인프라, 문화유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캄보디아의 자립적 발전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양국 국민 간의 상호 이해와 우정을 증진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향후 캄보디아ODA사업은 투명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수원국의 실제 수요를 반영하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도,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다하는 균형 잡힌 ODA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
캄보디아ODA사업은 대한민국이 캄보디아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향상을 위해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 프로그램으로, 무상원조와 유상원조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새마을운동, 농업, 인프라, 교육, 보건의료, 문화유산 등의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양국 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일부 부정적 사건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ODA사업은 한국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고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앞으로 투명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수원국의 실제 수요를 반영하며,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간다면, 캄보디아ODA사업은 양국 모두에게 유익한 협력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